은성쌈밥 | 푸짐한 바다 한상 차림
다도로 이루어진 복잡한 해안의 센 물살로 탱글 탱글 살이 오르기 때문에 남해 멸치를 멸치 중에 제일로 친다(기장멸치가 최고인가?...). 그 남해 멸치의 제철은 봄이어서 남해 사람들은 새로 나온 새싹으로 쌈밥을 만들었나보다. 멸치쌈밥 정식은 한술 더 뜬다. 멸치로 요리한 회, 무침, 찌개도 훌륭하지만, 겨울이 제철인 바지락과 홍합 등을 찌고 무쳐서 같이 내 놓는다. 여기에 바다에서 채취한 나물들과 쌈요리에 빠지지 않는 수육을 같이 내놓아, 아주 잘 차려진 한상을 대접받는 기분이다.
남해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있는 아내의 지인 추천으로 방문한 은성 쌈밥은 본 메뉴 뿐 아니라 반찬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다. 하물며 다른 곳에서는 그냥 배채우는 용도인 부침개까지 새우 고명으로 맛을 냈다. (김치는 사다 쓰는 지 중국산 느낌이지만..)
사진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메인인 멸치조림은 아내는 약간 비리다고 했으나 나는 전혀 느끼지 못했고 어차피 쌈에 싸먹다보니 아내도 맛있게 잘 먹었다. 음식은 재료가 7할이라 하는데, 신선하고 좋은 재료의 맛이다.
삼천포 돌게장 | 맛과 가성비를 잡은 돌게장 정식
사천, 남해, 여수 지방은 돌게장이 유명하다. 삼천포의 이 돌게장집은 경쟁력 있는 가격에 푸짐하게 나오는 정식으로 인기가 좋은데 하물며 맛도 좋다.
돌게의 정식 명칭은 민꽃게로 성질이 아주 포악(?)하여 잘못 건들면 장갑을 끼고 물려도 그 아픔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그 성질머리도 몇번 끓이고 다시 담그고 하니 아주 부들부들해 진 것이 어디가서 잘난 척 말아야겠다는 교훈을 준다.
민꽃게를 토막쳐 그 위에 끓인 간장과 양념을 여러번 부은 후 하루 동안 재워두고 바로 먹어야 가장 맛있다고 한다. 간장 게장을 워낙 좋아하는 지라 2kg 한상자(3만원) 사와서 집에서도 먹고 있는데, 맛이 크게 변하진 않는다.
밥도둑 간장게장을 향해 잠시 기도하자.
스며드는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쩔 수 없어서
살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끄고 잘 시간이야
전체 여행기는 위시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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