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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태백] 하이원팰리스호텔,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바람의 언덕

by 마고커 2020. 8. 20.


이번 휴가 마지막날의 계획은 구와우해바라기마을, 검룡소, 바람의 언덕이었다. 구와우마을은 이번 폭우로 해바라기의 흔적이 없어졌고, 오전 내내 비가 그치지지 않아 검룡소 트레킹도 접어두었다. ㅠ 서울로 일찍 돌아올까 하다가, 실내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도 보자고 고생대 자연사박물관을 끼워 넣었다. 

 

경치 좋은 울트라 가성비 호텔 '하이원 팰리스'

 

우리가 3일간 머무른 곳은 해발 1,100미터에 위치한 하이원팰리스 호텔이다. 성수기인데도 가격이 너무 저렴(9만원/1박)해서 어느 정도 불편할 거라 생각하고 갔는데, 상당히 쾌적할 뿐더러 방도 넓고, 부대시설의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게다가 고지에 있어 산봉우리들이 너무 아릅다웠고, 골프장의 전경도 호텔에서 바라볼 수 있어 좋다. 방역도 불편할 정도로 꽤 철저해서, 안심하고 머무를 수 있었다. 다만, 꽤 고지대에 있다보니 호텔 입구에서 건물까지 약 4km를 운전해야 한다. 그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얘기. 하지만, 주기적으로 고한읍까지 운행하는 셔틀도 있고, 주변 지역 5일장 장소도 데려다 주니 차 없이도 충분히 즐길만 하다.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odonger&logNo=221377593418>

 

비가 살짝 내리긴 했지만, 산책을 좀 한뒤, 룸서비스로  미국식 조식을 하나 주문(17,000원)하여 나누어 먹었다. 빵과 커피를 많이 충분히 주니, 두 명이 하나만 주문해도 충분할 듯 했다.

 

 

호텔에서만 하루 묶으며, 산책하고 쉬다가 돌아가도 충분할 듯 하다.

 

의외로 볼 것 많은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비가 많아서 구와우 마을과 검룡소 계획은 틀어졌고, 좀 더 동쪽에 있는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에서 일단 비를 피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 자연사 박물관은 무려 29개가 있다(서대문 자연사박물관만 알았는데!!!!).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전시의 질이 떨어지고 이용객도 줄어든다. 이 곳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도 200억원의 돈을 들였으나 운영비 23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5억원 정도의 수입만 올리고 있다. 그렇지만,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의 방문가치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출처: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대개의 자연사박물관이 그렇지만, 대다수의 전시품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이고 그 상당수는 모형이다. 태백의 자연사 박물관은 생명의 시작부터를 비중있게 다룬다. 우리 나라에서 유일하게 고생대와 중생대의 특이 지형이 발견되는 곳이고, 그만큼 캄브리아기에 널리 퍼졌던 삼엽충과 고생물들의 화석들도 많다. 생명이 어떻게 탄생하고 왜 갑자기 소멸했는 지를 충실히 알려주고 있어 다른 자연사 박물관과 차별화된다. 

 

다만, 설명을 좀 더 친절하게 해 줄수는 없을까? 홈페이지의 박물관 취지(http://paleozoic.go.kr/hb/main/sub09_02)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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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구문소 지역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417호로 지정된 ‘전기고생대 지층 및 하식지형’으로 고생대의 따뜻한 바다 환경에서 퇴적된 지층이 널리 분포된 지역이다.

또한 국내 유일하게 전기고생대 지질층서가 연속 관찰되고, 중기고생대 부정합면을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학계에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다. 특히 삼엽충을 비롯하여 완족동물, 필석류, 연체동물, 코노돈트 등 많은 화석이 산출되어 우리나라 고생대 화석의 보고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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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설명을 보고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까?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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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구문소 지역 일대는 고생대 초기의 지층과 물에 의한 침식 지형이 널리 분포한 곳으로, 이러한 지형은 국내에서는 태백 일대에서만 관찰되고 있다. 또한, 고생대 중기의 지질이 순서대로 쌓이지 않은 부정합면을 관차할 수 있는 곳으로, 삼엽충을 비롯하여 고대의 각종 완족동물, 연체동물의 화석이 많이 발견되는 곳이서 자연사 박물관을 건립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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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어려운 말들이 많지만, 그래도 하필 왜 태백인지는 좀 더 명확하지 않을까? 학계의 전문가 보다는 아이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일텐데, 내부의 설명도 좀 더 친절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배추와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진 '바람의 언덕'

 

풍력발전기는 그 자체도 자연 친화적이지만, 어릴적 바람개비의 추억인지 자연과 함께 있어도 그다지 인공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원 지명은 매봉산의 '삼수령'이지만  바람이 워낙 세어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는 이 곳도 발전기와 초원이 한껏 어우러진다.

 

 

아! 초원이 아니고 배추였구나! 7~8월이면 한참 고냉지 배추의 수확철로 접어드는 때이다. 왜 하필 1,100미터가 넘는 고지대에서 힘들게 농사를 짓고 있을까? 매봉산은 이전부터 없던 사람들이 밀려나 불로 밭을 만들어 살고 있던 화전민 마을이었다. 1960년대 화전을 개간하여 주민들에게 밭을 내어주었다. 마침 배추는 15~20도 사이에서 잘 자라 배추 밭을 만들었는데, 배추밭의 면적이 무려 40만평이라고 하니,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배추뿐이다. 8월이면 수확하고 있어야 하나, 장마가 길어지며 작업도 늦어지고 있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맞추어 여기저기 새로운 풍력발전기가 들어서고 있는데, 몇년 뒤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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