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케이프 가기 전에 아내의 지인 부부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지인이 운영해서가 아니라 누구에게도 추천할만한 아름다운 게스트하우스였다.
호스트 부부는 몇년전까지도 서울에 터를 잡고 있었는데,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몇가지 불편함을 참는다면 지방에서의 생활이 중요한 많은 것들을 가져다 주리라 믿었다. 통영에 잠시 머물렀지만 남해의 매력에 빠져 몇년전부터 물건리에 전세를 살다가, 목수인 남편분께서 2년전부터 이 집을 직접 지어 작년 봄부터 살림집과 게스트하우스를 겸해 살고 있다. 실제로 타일과 도배를 제외하고 모두 남편분께서 설계와 시공을 다하셨다고 한다.
겉은 아주 간결하게 처리했지만, 2층 두 개의 손님방은 독특하다. 욕실과 거실이 있고 사다리를 타고 오르면 침대가 있다. 크지 않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묘수였지만 생활 공간과 잠자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원룸에서 자는 듯한 다른 게스트하우스들과 달리 오히려 더 아늑하다. (2층의 유리창이 상하로 나뉘어 있는 이유가 침대에서 밖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인데 아주 큰 메리트가 된다.)
대신, 이렇게 층고가 높아지게 되면 난방에 상당히 불리하다. 그러나, 역시 자기 집 짓는 건축가는 달랐다. 외벽 두께를 20cm 가까이 두텁게하고, 성능은 좋지만 사이즈가 고정으로 나오는 미국산 샷시를 염두해 두고 설계했다. 게다가 시공 과정을 본인이 책임지고 있으니 아주 꼼꼼히 챙겨 외풍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남해가 따뜻한 곳이긴 하지만 1월초 겨울 날씨에 난방 없이도 방안의 온도는 그리 춥지 않았다. 물론 난방 잘된다.
난방과 깔끔한 구조가 전부는 아니다. '물건빈방'의 최대 매력은 바로 물건항에 인접했다는 것으로 침대 옆의 창으로 남해의 일출을 밖에 나가지도 안고 고스란히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여행 비수기지만 새해 여행지로 '물건빈방'을 추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아내의 말을 전하자면, 주변의 미혼들로부터 이 젊은 호스트들은 부부의 롤모델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https://www.airbnb.co.kr/rooms/33870349?source_impression_id=p3_1578761007_5EHlaCfEPeE%2Fs3D%2F
전체 여행기는 위시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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