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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부스러기

[오자크] 미주리, 쇼러너, 제이슨 베이트먼

by 마고커 2022. 5. 5.


영화는 아니지만, 워낙 재미있게 본 시리즈라 남겨본다. 

 

마티버드는 회계사지만, 동업자이자 친구인 브루스와 함께 멕시코 나바로 카르텔의 수장 오마르의 돈을 세탁하고 있다. 브루스가 오마르의 돈을 빼돌려서 살해당하자, 마티는 가족의 생명을 위해 시카고에서 미주리주 오자크로 이동한다. 

 

 

생존을 위한 일이었지만, 정치캠페인에 적극 참여할만큼 야심있는 아내 웬디 버드는 점차 대담한 일들을 벌인다. 꽤 비중있는 인물들(이를테면, 시즌1에서 오마르와 마티 사이에서 일하던 중간보스나 오마르를 위해 일하는 헬렌 피어스 등)을 갑자기 날려버리는 등 미드 특유의 전개가 돋보인다. 2017년부터 공개되었는데, 시즌3쯤 되니 아들 조나가 너무 빨리 커버려서 아예 다른 인물 쓴 줄 착각했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일까. 마지막 시즌인 시즌4가 갑자기 끝나버린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종종 브레이킹 배드의 회계사 버전이라는 평을 받기도 하는데, 비교적 선하고 문제 없이 살아 온 인물이 의도치 않은 일들에 점차 깊이 발을 담그고, 때로는 직접 범죄를 주도한다는 것이 매우 닮아 있다. 

 

미주리 오자크

 

미주리 출신이라고 하면 미국 사람들은 대충 '촌놈'이라고 인식한다고 한다. 남북한 합한 면적에 부산, 대구 인구 합한 정도가 살고 있으니 정말 띄엄 띄엄 산다고 봐도 될 듯하다. 그나마도 세인트루이스와 캔자스시티에 인구가 몰려 있어서, 영화의 배경이 되는 오자크 호수 주변은 범죄대상도 찾기 힘든 한적한 곳이다. 이런 곳으로 이사하자고 했으니 사춘기 딸 샬럿은 대실망.

 

 

하지만, 주변에 꽤 유명한 도시들이 많다. 마티가 일하던 시카고에서 7시간 정도이고, 세인트루이스, 신시내티, 내슈빌, 캔자스 시티 등 큰 도시들이 주변에 있다. 캔자스 시티는 캔자스 주가 아니라 미주리 주에 속한다고.

 

하지만, 영화에서 오자크 주변은 너무 아름답다. 우거진 숲, 넓으면서도 굴곡 있는 호숫가까지 실제로 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라고 한다. 시즌2에 선상 예배 장면이 있는데, 과연 충분히 일어날만 하구나 하는 생각이다. 

 

 

쇼러너 (Show Runner)

 

시리즈의 메인 프로듀서는 주연배우이기도 한 제이슨 베이트먼이다. 하지만, 매회마다 Executive Producer와 작가가 바뀌고, 시즌3의 일부는 하우스오브카드의 로빈라이트가 감독을 ㄷㄷ. 스타워즈의 외전인 '북오브보바펫'이나 '만달로리안'의 경우도 감독에 따라 평가가 심하게 갈리는 경우가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고.

 

미드 특유의 제작시스템 때문이기도 한데, PD가 많은 권한글 갖고 있는 우리나라 드라마에 비해 미드는 쇼러너(Show Runner)가 대본과 음향, 배경 등을 총괄한다. 쇼러너는 메인 작가지만, 글 쓰는 일 외에도 각종 계약과 진행에 책임을 진다. 최근 화제가 된 애플TV '파친코'의 쇼러너를 한국인 허수진 작가가 담당했다. 

 

여러명이 작업하다보면 이질감이 느껴질만도 한데, 드라마마다 쇼바이블이라는 것을 두어서 이를 최소화한다. 음향부터 의상, 색감 등 드라마에 영향을 주는 많은 요소에 대해 규칙을 마련했다고 보면 된다. 아래 링크에서 몇몇 드라마의 쇼 바이블을 확인할 수 있다. 

 

 

BLOG: 10 TV Series Bibles You Must Download & Read

Joleene DesRosiers writes: If you think not writing a TV bible for your series is okay, think again. Studio and indie producers are asking for them, and there are a million reasons why having one can serve you. Okay, maybe not a million. But enough. Here a

www.stage32.com

 

제이슨 베이트먼은 감독과 대본, 주연, 게다가 쇼러너의 역할까지 맡았으니, 그의 오자크에 대한 애정은 물어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듯 하다. 

 

제이슨 베이트먼 (Jason Bateman)

 

오자크 시리즈는 아내 웬디버드역을 맡은 '로라 리니'와 루스 랭모역의 '줄리아가너'의 연기도 돋보이지만, 오자크 전체를 설계하면서도 명연기를 펼친 제이슨 베이트먼을 빼 놓을 수 없다(에미상은 줄리아가너만 19, 20년에 수상). 흔하게 잘생긴 얼굴이어서 어디서 볼만도 했을텐데, 처음 접했던 배우. 그럴만도 했던 것이 1969년 생이면서도 1980년부터 연기생활을 했고, 주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미국 코미디 보면서 좋아하기는 쉽지 않아서... 

 

어렸을 때부터 출중한 외모로 많은 사랑을 받아서인지, 스무살이 되면서 이제 쉴 때가 되었다라고 말했다고.. 오자크 전체를 이끌어가는 만큼 상당한 엘리트일듯 하지만, 학력은 중졸. 학교와 학력이 아이덴티티를 정하지는 않는다는 좋은 사례가 될 듯하다. 90년대에는 마약과 알콜 중독으로 고생하기도 했다고.

 

우리 나라에 그다지 알려진 배우가 아니어서인지 오자크와 관련한 인터뷰 기사 등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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