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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부스러기

[프레지던트, 바이스] 딕체니, 조지 W 부시, 이라크전쟁

by 마고커 2022. 6. 6.


같은 시대, 같은 사건, 같은 인물들을 각기 다른 입장에서 다룬 두 편의 영화를 보았다. 조지W부시의 이야기 '더 프레지던트', 그리고 부시의 부통령을 다룬 '바이스'

 

올리버스톤의 프레지던트가 아버지 부시에게 인정 받길 원하는 조지 W. 부시의 내면을 다루었다면, 애덤맥케이의 바이스는 딕체니를 다루는 듯 하지만, 딕체니와 주변 네오콘들의 판단을 비판하는 데 더 힘을 주고 있다. 애덤 맥케이는 빅쇼트, 돈룩업과 같이 권력을 비판하는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내 평점: ★★★☆

 

 

더 프레지던트 '조지 W. 부시'

 

아버지와 아들이 약간의 시간을 두고 대통령에 올라, 연속성 상에 두고 둘을 동일하게 평가하기 쉬우나, 아버지 부시와 아들 부시는 무척이나 달랐다. 걸프전과 이라크 전쟁을 주도한 것은 같았지만, 아버지 부시는 이라크를 쿠웨이트에서 몰아내자마자 전쟁을 종료했지만, 아들 부시는 911과 이라크를 무리하게 연결지으며 이라크를 침공하고, 점령 뒤에도 후세인과 대량학살무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전쟁을 지속한다(이 전쟁은 트럼프 때 되어서야 끝난다).

 

즉, 모두 보수주의자일지라도 아버지 부시는 합리성에 기반한 세련된 판단을 원했다면, 아들 부시는 즉흥적 판단으로 강하게 추진하는 스타일이었다. 이런 아들이었기에 아버지 부시는 온건주의자 둘째 '젭부시'에 기대를 걸었고, 조지 W. 부시는 독단적인 판단들로 아버지에게 인정받으려고 애쓴다. 청년 시절에는 예일대를 졸업하고 하버드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을 정도로 수재였지만, 알콜과 마약 중독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텍사스 주지사에 출마하자 아버지 부시는 플로리다 주지사에 출마한 동생 젭을 위해 이번에는 쉬라고 강요하기까지. 하지만, 젭은 떨어지고 형은 주지사가 되고.

 

아버지의 재선실패가 후세인을 잡지 못해서였다고 생각하며, 이라크 전쟁을 치루다 동생 젭 부시의 대선가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물론 젭 부시가 개신교가 아닌 카톨릭이었고, 아내도 히스패닉이어서 외연성은 있었지만 공화당 내부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도 한몫 했다. 

 

바이스 '딕 체니'

 

알콜 중독이나 망나니 아니면 요직에 못 가는 나라인지, 딕체니 역시 예일대에 입학하지만 유치장에 들락달락하다가 퇴학당한다. 아내 '린 체니'의 적극적인 내조로 수차례 와이오밍에서 하원의원을 하게 되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에서처럼 '린 체니'는 대학에서 All A를 받을 정도로 수재였으나, 그녀의 말처럼 미국에서 여성의 성공은 무척 힘든 일이었다(오죽하면 힐러리도 남편의 성공이 목표가 되었겠나). 

 

영화에서 딕체니는 스스로도 뛰어난 인물은 아니었다고 고백하며, 그의 유일한 뛰어난 점은 뛰어난 사람을 알아보고 자신과 일을 하고 싶게 만드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포드 대통령 시절 만난 럼스펠드가 그랬고(딕체니는 이라크 전쟁으로 여론이 나빠지자 럼스펠드를 버린다), 조지 W. 부시는 네오콘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딕체니를 권한도 없는 부통령(린 체니 표현에 따르면 대통령이 죽기만 기다리는 자리), 즉 러닝메이트로 선택한다. 딕체니는 국방과 외교의 권한을 준다면 고려하겠다고 부시를 압박했고, 영화에서처럼 911 이후의 많은 의사결정을 직접 내리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부시를 거의 식물 대통령 취급을 하며, 요직에 딕체니의 사람들이 있었고, 모든 정보는 사전에 필터링 되었다고까지 주장한다. 

 

딕체니는 클린턴이 당선되자 정치를 그만두고, '할리버튼'이라는 군수업체의 CEO로 일했고, 이 업체는 이라크 전쟁 때 수많은 수의 계약으로 많은 돈을 벌게 된다. 영화에서는 이것이 딕체니가 이라크 전쟁을 벌인 한가지 이유가 될 것이라는 암시를 하지만, 이는 결과이지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라크 전쟁과 ISIS

 

두 영화 모두 이라크 전쟁이 주요 의사결정 포인트로 등장한다(왜 안그렇겠는가!). 콜린 파월은 대량학살무기, 즉, WMD의 증거가 부족하다며 합리적 판단을 요구하지만, 부시의 명령으로 UN에서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강변한다. 콜린은 온건한 합리주의자로 신망이 두터웠기도 했는데, 연설도 설득력있어서 부시 행정부를 만족시켰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가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딕체니를 비롯한 네오콘들은 최종 결정은 세계를 이끄는 나라의 지도자가 해야한다며 부시를 압박한다. 

 

전쟁 논의는 이전부터 활발했지만, 개시의 단초는 '바이스'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되는데, (밀수꾼이자 마약상이었지만) 알카에다에 참여했던 알자르카위가 이라크에서 후세인과 만났다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낮 작은 테러 조직의 우두머리였던 알자르카위가 ISIS, 즉 이라크와 레반트의 이슬람 국가를 창설하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라크 전쟁의 원인은 두 영화에서 각기 좀 다르게 다룬다. '더 프레지던트'에서는 아버지 부시때부터 이라크를 쳐들어갔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아들 부시의 즉흥적 면모가 강조된 반면에, '바이스'에서는 중동에서 유일하게 미군이 주둔하고 있지 못한 이라크를 점령하면 석유 패권을 확실히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에 부시가 혹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또는, 중동에 자유주의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당위성들을 내세우기도 하고.

 

결론적으로, 두 영화 모두 이념적으로 치우친 부분이 있다('바이스'에는 이 영화에 반대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을 우습게 만드는 쿠키영상도 있다). 전술했듯이 군산업체의 수의계약은 원인이라기보다 결과에 가깝다. 선거에 의해 대통령을 뽑는 이란을 적대시하며, 독재국가 사우디와 가깝게 지내는 미국이 중동에 자유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겠다 이야기하는 것은 위선에 가깝다. 결론적으로, 대량학살무기의 존재는 후세인에 반대하는 세력이 네오콘에 거짓 정보로 후에 밝혀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딕체니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 노력했을 따름이라며, 자신의 과오를 끝내 반성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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