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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부스러기

[웨스트사이드스토리] 푸에르토리코

by 마고커 2022. 3. 12.


1961년에 이미 영화로 만들어졌던 '웨스트사이드스토리'를 스필버그가 다시 만들어냈다. 미국에서는 평단과 관객의 높은 지지(94점)를 받고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둘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 로미오와 줄리엣에 원작을 둔 단순한 이야기 구조가 그다지 우리 정서랑 맞지 않아서인듯(?)

 

 

하지만, 역시 스필버그라 그리 만만치는 않다. 첫번째 오디션 배우가 눈높이를 높여놨다며, 다른 배우들을 고려하지 못하게 했던 레이첼 지글러의 노래와 연기가 탁월했던 면도 있지만, 인종, 소수자와의 대립이 1960년대보다 심해졌다며, 원작을 시대에 맞게 수정했다. 이미 공용어가 되었는데, 자막을 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스페인어에 대한 영어자막을 고의로 빼버리는 것은 물론, 원작에서는 톰보이였던 제트파의 '애니바디스(Anybodys)'는 트랜스젠더 캐릭터로 바뀌었다. 원작에서는 마리아역의 리타모레노(이번 영화에서는 발렌티나 할머니로 재등장한다)를 제외하고는 백인배우들이 유색인종 분장을 했지만, 이번에는 대부분 라틴계 배우들이 직접 연기하였다. 그래서인지 웨스트사이드스토리의 백미인 군무 장면이 더 역동적으로 보이는 것 같기도.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촬영과 의상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내 평점: ★★★☆

 

푸에르토리코

 

절대 다수가 아님에도 이미한 유색인종으로 푸에르토리코인들이 선택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그들은 이민자가 아니라 이주민이라고 해야할까.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자치령이다. 엄청 가난한 나라로 나오지만, 한국전쟁에 6만명이나 파병하기도 했고, 현재 1인당 GDP는 3.2만불을 넘는 비교적 잘 사는 나라다.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미시시피보다도 가난하지만, 유럽의 포르투갈보다는 괜찮은 수준이라고 해야할까? 잘살게 된 이유도 1990년대 이후 미국의 부자들이 휴양지로 본격적으로 이 곳을 선택했기도 때문이지만. 

 

1917년 미국의 시민권을 부여받았는데, 어떻게 보면 미국의 필요에서였다. 제조업의 부흥기로 일손이 많이 필요했고, 푸에르토리코인들은 가난의 탈출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현재 본토 인구는 340만명 정도인데, 미국에 사는 푸에르토리코인의 수는 500만에 이른다. 하지만, 1960년대 미국의 산업이 서비스업으로 재편되면서, 이들은 일자리를 잃기 시작(뉴욕에서만 약 9만개의 공장 일자리가 사라짐)했고, 이는 곧 교육 기회의 박탈로 이어진다. 맨하탄의 서북쪽에서 폴란드계 이주민들과 대결하게 되는 것도, 그 곳의 거주지가 문화산업지로 재개발 되기 때문이었다(공연장인 링컨센터가 들어서 있다). 미국 평균 1인당 GDP는 5만 5천달러에 육박하지만, 푸에르토리코인만보자면 약 3만 6천 달러에 머물고 있다. 차별 때문에 못 살고 범죄율도 높아진 것인데, 미국 사회에서는 이 때문에 다시 이들을 (다른 라티노들보다 더) 차별한다. 

 

'전투민족'이라고 불릴 정도로 싸움을 잘하는데, 인구 300만의 푸에르토리코와 1.1억의 인구의 멕시코와 복싱으로 맞짱 뜰 정도다. 마리아의 오빠 베르나르도가 복싱 선수인 이유가 다 있다. 프로복싱협회 중 하나인 WBO의 본부도 푸에르토리코에 있을 정도. 이반 로드리게스나 호르헤 포사다처럼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 유명해진 선수가 많은데, 특히 포수로써 이름 날린 선수들이 많다. 베네치오 델토로나 호아킨 피닉스 같은 유명 배우도 많고, 가수 리키마틴도 푸에르토리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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