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복서인 제이크 라모타는 챔피언이 된 후 얼마 뒤, 또 한명의 전설 슈가 레이 로빈슨(그와는 6번 대전했고, 레이를 이긴 유일한 복서이기도 하다)에 진 후로 계속 내리막 길을 걷는다. 이 경기에서 13라운드에 TKO로 질 때까지, 제이크는 로프를 붙잡고 쓰러지지 않으며 레이에게 외친다.
"너는 나를 다운 시키지 못했어"
이야기에 감동 받은 마틴 스콜세지는 제이크의 외로움(?)을 영화에 담기로 한다.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배경으로 그의 고독을 담은 쉐도우 복싱 인트로는 영화사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제이크 라모타
제이크 라모타는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로 1922년 뉴욕에서 태어난다. 1940년대 웰터급의 강자였지만, 마피아(영화에서 토미)의 거래를 받아들이지 않아 타이틀 샷을 받지 못한다(실상은 승부조작으로 2년 자격정지 됐었다). 후에, 프랑스의 복싱 영웅 마르셀 세르당으로부터 챔피언 벨트를 찾아오지만, 슈가레이 로빈슨에게 타이틀 뺏긴 후 얼마 뒤에 본인 이름으로 차린 클럽에서 스탠딩 코미디언을 한다.
칼럼계의 아이돌 김영민 교수는 주먹과 말의 차이일 뿐, 복서와 코미디언은 자학을 통해 웃겨야만, 그것도 마지막까지 서 있을 수 있을 때만 웃길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둘이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106전의 대결에서 19패를 당했지만, KO패는 단 한번 밖에 없었던 복서이자 코미디언 제이크 라모타는 영화의 오프닝과 클로징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건 권투가 아니라 연극이었어"
복싱의 몰락
1990년대까지만 해도 야구는 몰라도 프로축구만큼은 인기 있었던 스포츠가 프로복싱이었다. 미국 미시시피에서 1889년 존 설리번과 제이크 킬레인이 맨주먹으로 싸운 것(무려 45라운드 경기였다고 @.@)이 그 시작으로 1990년대까지는 세계적으로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특히 4~50년대의 전설 록키 마르시아노(49전 무패!), 8~90년대 마이크 타이슨과 F4(슈가레이레너드, 토마스헌즈, 로베르토듀란, 마빈해글러)의 시대를 거쳐, 메이웨더까지는 그야 말로 황금기. 마이크 타이슨의 경기 대전료는 그가 던지는 주먹 하나 당 8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메이웨더도 은퇴(마르시아노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49전 무패까지만 하고 은퇴했으나, 파퀴아오에 이기는 바람에 50전 무패 달성!)하고, WWF나 UFC만큼 자극적이지 못해서인지, 미국에서도 프로스포츠 순위에 존지하지 못하고 있다(배드민턴한테도 지다니..).
하지만, 글로벌로 인기가 하락한 것은 아니다. 파퀴아오 덕분에 필리핀에서는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중 하나고, 유럽에서도 복싱의 인기는 여전하다. 독일에서 활동중인 우크라이나의 글리츠코 형제의 경기는 시청률이 50%에 달하고 대전료도 4천만불(500억원) 수준이라고.
이런 말도 있다.
"권투가 최강인 것은 아니지만, 권투를 배우지 않고는 최강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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