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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스코틀랜드] 언덕과 예술의 도시 에딘버러

by 마고커 2020. 3. 23.


전망이 다한 칼튼 힐

 

제임스 2세가 에딘버러에 부여한(뭘 부여했다는 거지?) 곳으로 '숲의 장소'라는 뜻이라고. 파르테논 신전을 흉내 낸 '내셔널 모뉴먼트'를 비롯해 넬슨제독 기념비, 천문대 등 다양한 도시의 볼거리를 옮겨왔다고 하지만, 칼튼힐은 칼튼힐 자체로 매력적이다. 홀리루드 궁전, 로열마일, 프린세스 스트리트, 에딘버러성까지 주요 관광지 뿐 아니라 저 멀리 바다와 맞닿은 뉴타운 광경도 멋지다.

 

 

오후의 감동이 남아 있어 해질무렵 다시 찾아 오기로 했었다. 오후, 해질무렵이라고 하지만 에딘버러 여름 저녁은 9시반부터 시작.

 

같은 위치에서 같은 사진을 찍었다. 우리의 백색등과는 달리 좀 어둡지만 분위기 있는 주광색 조명이 건물마다 새어 나온다. 바다로 떨어지는 해는 넓은 위치에 노을을 만들며 도시를 더욱 이국적으로 만든다. 

 

 

하루에 두번 방문할 수 있다는 것도 자유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노을이 지고 밤이 시작된다. 10시 좀 지났지만 관광객들은 어디론가 모두 사라지고 도시는 평온해졌다. 에딘버러에 간다면 꼭 밤거리를 거닐어 보길 추천한다. 칼튼힐의 전망이 그저 높은 곳에서 보는 도시 전망뿐은 아니었다.

 

 

 

넘쳐나는 관광객과 높은 입장료로 포기한 에딘버러성

 

에딘버러는 켈트족의 일족인 브리튼 족이 살던 곳으로, 에딘버러 북쪽에는 또 다른 일족인 픽트족이 살았다. 7세기 브리튼인들의 왕국인 고드딘(Gododin)은 언덕에 성을 짓고 Eidyn이라 이름 붙였는데 후에 성을 뜻하는 접미사인 Burg와 합해지면서 에딘버러가 된다고 한다.

 

이후, 잉글랜드의 앵글로 색슨족의 영향 아래로 들어가고 14세기 독립 운동 당시 스코틀랜드왕국의 수도로 에딘버러를 지정하지만, 스코틀랜드는 아직까지 영국의 영토. 2000년대 들어 북해 유전으로 인한 경제력을 뒷받침으로 독립운동을 다시 벌였지만 실패. 

 

에딘버러 성은 3억 5천만년 전 석탄기에 융기된 사화산인 캐슬락 위에 세워졌는데, 캐슬락의 바위들은 현무암의 일종인 백운석이라고. 우리 남해안이 매번 일본과의 전쟁터였듯, 에딘버러성은 영국과의 빈번한 전투가 벌어졌지만 너무 장황한 대결로 관심 있으신 분은 위키피디아.. 

 

 

Edinburgh Castle - Wikipedia

Edinburgh Castle is a historic fortress which dominates the skyline of Edinburgh, the capital city of Scotland, from its position on the Castle Rock. Archaeologists have established human occupation of the rock since at least the Iron Age (2nd century AD),

en.wikipedia.org

맑은 날씨에 성 옆길의 알록달록함은 한껏 기대를 부풀게 했지만, 

 

 

성은 볼 것에 비해 입장료(3만원 수준)가 꽤 비싸다고해서 로열마일 관광으로 대체하기로.

 

 

예술인의 거리 로열 마일

 

위생문제와 인구 증가로 18세기 에딘버러 시는 하노버왕조의 조지아스타일로 뉴타운을 성밖에 건설하고 성벽은 허물어진다. 뉴타운과 올드타운 모두 세계 문화 유산~ 에딘버러는 대표적인 오버투어리즘(Over Tourism) 도시 중의 하나로 주민들이 관광객 때문에 무척 힘들어한다고. 그래서 저는 이틀만 머물렀습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름답게 로열마일은 왕과 귀족들을 위한 길이다. 캐슬락에서 홀리루드 수도원까지의 1마일, 즉 1.6km의 구간으로 아담스미스나 데이비드흄과 같은 알려진 철학자의 동상과 17~18세기의 늘어선 건축물들로 매워져 과거로 소환된 듯하다. 물론 유명 관광지 답게 수많은 캐시미어 가게들과 함께.

 

 

캐슬락을 나서면 바로 로열마일이 시작된다. 내부는 모두 새 단장을 했지만, 외양은 옛 모습을 최대한 유지한다. 

 

 

로열마일이 단지 고풍스러운 느낌의 거리 정도였다면 세계적인 명소가 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아무리 잘 쳐줘도 바르셀로나의 고딕지구나 파리의 골목길들보다 아름답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이 곳을 채운 건 예술인들이었다. 매년 8월의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에 초대받지 못한 예술가들은 로열마일 아래쪽인 하이스트리트에서 '주변'이라는 뜻의 프린지 페스티벌을 벌인다. 이제 그것이 상시 전통이 되었는지 매일 오후에 예술인들은 쇼와 공연을 한다. 사진 속의 아저씨가 묶여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탈출했는 지는 아직도... 

 

 

로열마일의 12세기에 지어진 성 자일스 성당은 (당연히) 에든버러의 수호성인 자일스에 헌정하는 의미로 지어졌지만 16세기 스코틀랜드가 개신교를 받아들이면서 스코틀랜드 장로회 존 녹스에 의해 개신교회로 전환된다. 이후 점점 노후화되다가 90년대부터 유지보수를 하며 현재에 이른다. 스코틀랜드의 종교 개혁은 큰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개신교 장로회를 받아들였다는 차원을 넘어 교육 개혁에 많은 힘을 쏟는다. 계층과 성별에 관계 없이 모든 이들에 교육의 기회를 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애덤스미스, 데이비드흄, 코난 도일 등등 철학, 경제, 문학, 사회 분양에 글로벌 영향력을 끼친 것은 물론, 전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으며 대학진학률은 가장 높은 도시 중의 하나로 성장한다. 

 

성 자일스 성당을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시간을 맞춰 가면 콘서트를 볼 수 있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에는 남아공 성가대 아이들의 합창이 있었는데, 초청되어 온 만큼 꽤 수준있고 재밌었다. 매일 매일의 공연 시간과 내용은 성 자일스 성당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Events

St Giles’ plays host to a variety of events, from music concerts to lecture series and art exhibitions. We also host a number of civic and national services, such at the Kirking of the Parlia…

stgilescathedral.org.uk

 

여유 가득한 프린세스 스트리트 가든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기도 했지만, 프린세스 가든은 무척 한가로웠다. 한가로운 사진을 좀 찾으려고 했는데 한가롭게 놀다가 사진을 깜박. 이 분 블로그가 많이 한가로워서 링크. (앗 알고보니 악명 높은 KLM의 공식 블로그 :| ) 프린세스 가든하니 공주 정원 같은데, 왕자들 정원 :)

 

 

스코틀랜드 여행, 에든버러 프린세스 스트리트가든에서.

스코틀랜드 여행, 에든버러 프린세스 스트리트가든에서.에든버러의 가장 중심에는 프린세스 스트리트가든이...

blog.naver.com


프린세스 스트리트 가든은 18세기말부터 조성된 것으로, 위생문제와 인구증가로 생겨난 뉴타운을 인근에 끼고 있다. 주변 소유자들로부터 시의회가 매입을 결의해 공원으로 조성됐다고. East, West 두 개의 공원에 오래된 나무들이 숲을 이룬다. 

 

 

잡았다 요놈..

 

로열마일 중심의 에어비앤비 - Royal Mile Snug

 

장시간 운전으로 피곤한데다 많은 건물들로 GPS가 안 잡히는 바람에 간신히 숙소를 찾아 올라갔고만, 열쇠가 안 돌아간다. 호스트에게 전화를 하니 자기 에든버러 외곽에 있다고 1시간 20분은 걸릴거라고 ㅠ 아무리 시키는 대로 돌려도 안되다 20분만에 성공. 왜 이따위야라고 항의하니 유럽은 다 이거야한다. 무슨 헛소리~라고 메시지로 쏘아부치고 싶었지만 참길 잘했다. 구형 문열쇠 그 뒤로도 엄청 자주 만났다. 고난은 인간을 단련시킨다고, 그 다음부터는 어떤 문열쇠에도 당황하지 않는다.

 

 

에든버러 중심가의 아주아주 오래된 6층짜리 건물에 엘리베이터도 없어서 캐리어를 들고 가느라 고생 좀 했지만, 역시 리모델링만 하면 새 집. (쓰진 않았지만) 부엌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침실이 잘 정리되고 깨끗해서 만족. 

 

 

호스트와 20분간 실랑이한 것이 영 마음에 걸리지만, 칼튼힐과 에든버러성을 지척에 둔 도심의 게스트하우스를 합리적 가격으로 머물 수 있는 것도 매력.

 

 

The Royal Mile Snug, 5 minutes from the Castle! - 에딘버러의 아파트에서 살아보기, 영국

영국 에딘버러의 집 전체 The best location! 5 minutes from the castle! 2 minutes from Waverley train station! A modern and well equipped studio apartment that is in quite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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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여행기는 위시빈에서..

 

 

아내와 함께 한 스코틀랜드 여기저기 | 세상의 모든 여행, 위시빈

스카이섬에서 에든버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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