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건축 사진 작가 중 한명인 김용관 작가의 '관계의 기록' 강연에 다녀왔다. 김용관 작가는 건축 사진만 30년 넘게 해온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돌아가신 구본준 기자님이 자주 인용하면서 알게 되었다.
우선 가기전에 부민옥에서 육개장 한 그릇.
참 맛없어 보이게 사진 찍었지만, 육개장의 신세계였다. 개업한지 65년이 넘은 노포다.
다시 돌아와서,, 강연이 있었던 동대문 플라자는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서울라이트 행상보다는 아무래도 서울 패션 위크 때문이지 싶은데, 이게 이렇게 국제행사였나 싶을 정도로 외국 젊은이의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김용관 작가께서도 DDP의 의미를 강조해주셨다. 아모레퍼시픽 사옥과 사우스케이프가 훌륭한 건축물일지라도 모두에 '좋은' 건축일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지만, DDP나 국립현대미술관은 그렇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냐고.
자하하디드의 DDP에 대해서 여러 얘기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우수한 건축이라고 생각한다. 장소성을 이야기하는 전문가들도 있으나, DDP에는 이전 건축들의 흔적을 충실히 남겨놨고, 무엇보다 날카로운 서울 시내에 이런 유연함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는 생각이다. 경계의 모호함과 기하학적 궁금증을 느끼는 학생들이 하나, 둘이라도 생겨난다면 교육 목적으로도 훌륭하다.
그는 건축 사진 작가가 비평가는 아니라고 말한다. 건축물을 컨텍스트에 담아 해석할 수는 있어도, 그 건축물이 좋다/나쁘다는 판단하지는 않는다.
서울시청을 덕수궁과 함께 담은 위 사진을 보고, 건축가 유걸 선생께서 '그래, 이거야'라고 하셨다고 한다. 한편 다른 건축가들로부터는 왜 그런 못생긴 건물을 이렇게 잘 찍어줬냐고..
상업용 건축 사진을 주로하지만, 세운상가 철거 지역에서는 기록 사진을 남기게 되었다고 한다. 몇 장의 기록 사진을 남기게 되는데, 해방촌과 한남3구역은 그 중 하나다. 이러한 사진을 위해서는 넓지만 깊은 시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나이는 늘어가지만 아직 열정은 넘쳐난다고 한다. 금강산 아난티 촬영 중, 남들 다 가는 금강산 트레킹도 가지 않고 4박 5일간 내내 아난티 주변에 머무르며 때르 기다렸다고 한다. 울릉도 힐링스테이 코스모스 리조트 촬영 시에도 업체가 숙소를 제공하기로(참고로 1박에 천만원이 넘는다) 하였으나, 새벽 외부 사진을 찍기 위해 인근 모텔에 머물렀다고 한다.
체계적인 강의는 아니었으나, 건물이 주변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전시는 아쉽지만 곧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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