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여행] 정은숙 초당 순두부, 선교장, 초당가 국수, 안목 해변 카페

정은숙 초당 순두부

 

경포와 초당은 인근이다. 볼거리가 초당 근처에 많이 있기도 했고, 강릉에 오면 초당 순두부 한번 먹어줘야 할 것 같기도 해서 평이 좋은 정은숙 초당 순두부로 향했다. 

 

 

하필 초당이 순두부로 유명했던 건, 바닷가 곁이기 때문이다. 다른 바다 마을에서는 왜 안 유명하지 않냐고 물어보면 대답하기 궁색하지만, 콩으로 두부를 만들때 쓰이는 간수를 바닷물로 사용한 것이 특색이라고 한다. 간수의 양에 따라 맛이 달라져서 집집마다 맛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고도 한다. 사실 순두부보다는 '초두부'라는 말이 맞다고 한다. 콩을 물에 불려 간수에 넣고 끓여서 나온 1차 두부가 초두부, 거기서 수분을 빼고 틀에 모양을 맞춘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모두부이다. 

 

정은숙 초당 순두부에서는 특이하게 수육, 가재미와 함께 삼합으로 정식이 나온다. 모두부에 가재미를 얹어서 먹어도 좋지만, 수육에 가재미를 싸먹으니 기가 막히다. 순두부 전골은 버섯과 새우젓, 몇가지 야채와 고추가루가 전부인 듯 한데 맛이 깊다. 수육과 모두부, 가재미를 따로 시키면 가격이 비싸지니, 정식(18,000원)으로 주문하는 것이 좋다.

 

네이버 예약자 먼저 입장시킨다고 하는데, 2시 넘어서 가니 굳이 예약은 필요하지 않았다. 주차장은 넓다.

 

방문지수: ★★★★

 

 

선교장

 

선교장은 300년이 넘은 고택으로 효령대군(맞다 세종의 형)의 11대손 이내손이 지어 살았다고 한다. 호남이 아닌 강릉지역에서 만석군이 나온 것도 신기한데, 최초의 학교인 동진학교도 여기에서 생겼다고 한다. 궁궐밖 최고 주택이라는 평을 받았음에도 주변인들에게 항상 겸손하라는 가르침이 있었고, 그에 따른 선망도 깊었다고 한다. 입구에는 선교유거(仙橋幽居)라는 팻말이 적혀 있는데, '신선이 머무는 그윽한 집'이란 뜻이라고. 그 옆에 현재 주인인 이강륭(전 조흥은행장)의 명패도 걸려 있다.

 

 

민가치고는 그 규모가 으리으리한데, 구례 쌍산재를 벤치마킹했는지 주변 둘레길까지 정비하였다. 방문했을 때는 추워서 얼마 못 걸었지만. 선교장의 하이라이트는 연못 정원 위의 활래정과 함께 열화당이지 않을까 싶다. 도연명의 시에서 '기쁘게 친척들과 이야기한다'는 부분을 가져와서 이름을 지었고, 실제로도 정담을 나누는 곳으로 활용했다. 테라스 앞의 구조물은 러시아 공사관에서 선물로 보내준 것이라고 하니, 그 권세와 덕망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두번째 방문으로 처음의 방문만은 못한 느낌이지만, 겨울이 아닌 봄, 여름에는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된다.

 

방문지수: ★★★

 

 

초당가 국수

 

영동지방에 왔으니 장칼국수도 한번 먹어봐야 한다. 장칼국수는 같은 강원도라도 영동과 영서가 스타일이 나뉜다. 영서의 장칼국수가 막장에 고추장이 살짝 들어간 것이라면, 영동해안가와 평창, 정선 지역의 장칼국수는 고추장 베이스에 된장을 살짝 섞는 것이다.

 

 

영동식의 장칼국수라도 육수를 어떻게(고기 or 해물) 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넓고 얇은 면 스타일은 어디든 비슷하다. 전통의 장칼국수집들도 많지만, 경포에서 거리가 좀 있고, 초당동의 초당가 국수도 평이 괜찮아서 방문. 

 

초당가 국수는 해물베이스(라고 하기엔 바지락이 전부인듯 하지만)의 육수를 사용했고, 깨와 김가루를 아낌없이 뿌려준다. 버섯과 호박 등 야채와 함께 진한 국물은 해장에 딱이다 싶다. 아주 매운 맛은 아니지만, 땀이 뻘뻘;;;

 

방문지수: ★★★☆

 

 

안목 해변 카페

 

안목에 카페가 생겨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인적이 드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기잡이 배의 어부들이 바닷일을 마치고 자판기 커피로 몸을 데웠는데, 수십종의 자판기마다 맛이 달라 이미 커피의 메카였다나? 젊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자판기가 50여대까지 늘었다고.. 2000년대 들어 스페셜티의 개척자 김용덕 선생과 박이추 선생의 제자들을 포함해 여러 가게가 교통이 어려워 가격이 싸고 한적했던 안목해변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2010년 1박 2일에 나오면서부터 급속도로 발달했다고 한다.

 

 

통창으로 바다를 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야를 가리는 (그나마도 주차하기 어려운) 주차장, 개성 없이 많이 볶은 탄맛나는 커피 등은 거리 이름에 어울리지 않았다. 주차장을 해변 반대쪽에 따로 조성했으면, 가게들이 인테리어가 아닌 커피맛으로 경쟁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래서 자본주의가 무섭..

 

방문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