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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 여기저기/맛집

[일식] 정종 한잔 생각날 때, 쇼와 초밥

by 마고커 2022. 11. 8.


스시의 역사

 

스시라는 말에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진 않고, 그저 '시다'라는 뜻을 가진 酸し를 음차한 것이라고 한다.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는 야요이 시대에 처음 등장한 '나레스시'가 그 원조라고. 오래 보관하기 위해 발효한 생물 물고기를 밥과 비벼 대나무로 싸서 모양을 내어 먹는 게 그 시초라고 한다. 

 

무로마치 막부 시대에 수도 교토에서 틀에 밥을 눌러담고 그 위에 생선을 올린 지금의 형태를 갖고 있는 스시가 등장했는데, 생선의 신맛을 중화하기 위해 와사비가 사용되었단다. 와사비가 당시에는 상당히 고가여서 부자들의 음식으로 간주되었다. 서민들은 싸구려 겨자를 얹어 먹었다. 

 

에도 시대가 되면서 날생선의 공포는 사라졌다. 바닷가가 지근거리여서 굳이  생선을 식초에 담글 필요가 없었고, 오히려 신맛은 밥이 담당하게 된다. 덕분에 하루만 지나도 배탈이 났다고. 처음에는 도쿄 바다에서 나는 생선들만 쓰다가, 훗카이도의 성게 등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명반에 절인 싼 성게도 있지만, 좋은 성게만 골라 목반에 담은 고급 성게도 유행했고, 무엇보다 손에 쥐었다라는 뜻의 '니기리' 접두사가 붙어 현대의 니기리스시가 완성됐다.

 

양천향교 최고 초밥, 쇼와 초밥

 

양천향교역의 유명세에 비해 초밥집이 제법 있는데, 쇼와 초밥은 그 중 최고였다. 오뎅탕, 우동 등을 만드시는 여자분과 스시를 담당하시는 남자분 두분이 운영하고 있다. 회사에서 안 좋은 일도 있고 해서, 오뎅탕에 사케나 먹으러 갈까 해서 처음 방문.

 

 

그런데 오뎅탕 국물이 너무 맛있다. 하루 종일 떠나지 않았던 근심이 잠시 가출. 사진에서 보다시피 싸구려 오뎅이 아닌, 고급 어묵들이 포진되어 있다. 정종은 특별히 대단하기 보다 몸 따뜻하게 하기 좋은 정도?

 

 

혼자 홀짝홀짝 하는 사이, 옆지기가 오고 저녁용을 초밥 주문. 이건 뭐... 사진 찍기도 전에 순삭됨. 부드러우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달콤하면서도 달지 않다. 너무 허겁지겁 먹었더니, 안스러웠던지 앵콜도 얹어 주신다. 동네 스시집에서 앵콜 먹기는 또 처음. 긴자의 고급 스시집에 가면 이런 맛일까 했다.

 

 

배도 어지간히 불렀지만, 옆지기가 여기는 우동도 맛있을 것 같다고 악마의 속삭임. 그걸 들으신 주방장께서, '우리 우동은 정말 괜찮죠. 김치 우동 맛있습니다' 하길래, 또 주문. 배부른 상태에서 맛있으면 뭐다?

 

 

예상치도 않은 동네 골목 구석에서 양천향교 손꼽는 맛집 발견. 이제 추운 겨울도 문제 없겠다.

 

분위기 ★★★★

 ★★★☆

가격 ★★★☆

가성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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