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처음 가보고 홀딱 빠져버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 관람.
중앙박물관은 규모도 크고, 외양도 훌륭하다. 용산가족공원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봄가을 산책코스로도 좋고.
속칭 '이건희 컬렉션'이라고 불리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시도 보려했으나, 현장티켓은 진즉에 마감 ㅠ. 어차피 아스테카 전시를 보러 러 온 것이라 위안 삼으며.. 각 전시회의 티켓 가격은 5천원이지만, 함께보면 7천원이어서 경제적이기도 하다.
아스테카(입에 안 붙는다, 이후는 아즈텍으로) 문명이 우리에게 익숙치 않아서 잉카와 헷갈릴 수 있는데, 아스테카와 마야는 멕시코 지역으로, 아스테카는 현재의 멕시코시티인 테노츠티틀란, 마야는 칸쿤이 있는 유카탄반도와 과테말라, 온두라스를 포함한다고 보면 된다. 잉카제국은 남아메리카의 페루지역이다. 아즈텍은 우수한 천문학과 의술을 보유했다고 알려졌지만, 메소포타미아나 황하문명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메소포타미아는 기원전 4~5천년, 아즈텍과 마야 기원전 1,500년경에 탄생했다).
아즈텍 문화는 (마야, 잉카와 마찬기지로) 태양신과 관계가 깊다. 아즈텍의 마지막 황제 목테수마 2세의 아버지 목테수마 1세가 미래를 예언하기 위해 두었다는 태양석에는 사라진 4개의 태양신들이 새겨져 있는데, 마지막 남은 중앙의 토나티우가 불을 지피고, 가난과 겸손의 신과 부자신이 그곳으로 뛰어들어 두개의 태양이 되었다. 두개의 태양 아래에서는 멸망뿐이어서, 신들 중 하나가 토끼를 부자신이 만든 태양에 던져 버려 달을 만들었다. 다만 해와 달이 꿈쩍도 하지 않아, 바람의 신을 따라 물의 신 등등이 태양에 몸을 던져 움직이게 했다는 신화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아즈텍의 사람들이 신을 공경하게 된 계기라고 한다.
영국이 한참 힘을 발휘하던 시절보다도 인구가 많았다는 점을 들어 아스텍이 여러모로 꽤 발전된 문명이었지만, 침략자들에 의해 무너졌다며 남미 문명을 높이 쳐 주는 글들을 전에 읽었다. 여러 장식들이나 템플로 마요르의 건축들은 당시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었지만, 과연 다른 문명보다 앞섰다고 볼 수 있을까? 그릇 하나만 보더라도 그들보다 역사가 빨랐던 고려의 그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조각 수준도 높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기록에 대해서는 꽤 진심이었던 듯 하다. 스페인은 고문서와 사적들을 불태움으로써 문화와 지식을 파괴하려 했다. 이해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그림으로 남긴 것도 인상적.
템플로 마요르를 AR로 구현한 중앙박물관의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익숙하지 않은 문명을 다루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전시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문화를 알려줌에 있어서 전시작품수를 늘리기보다 해설을 다양하게 갖춘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된다.
시간 여유가 있어서 중앙박물관의 시그니쳐(?) 디지털 실감 영상도 관람. 여러 작품 중에서 금강산의 사계는 마치 내가 거기 있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파노라마로 찍어보면 이런 모양.
벽 외에도 바닥을 스크린으로 활용하니, 마치 내가 바다에 타고 있는 듯하다. 높은 해상도의 영상과 처리 기술의 발전 수준이 놀랍다. 온 가족이 만족할만한, 중앙박물관을 방문하기 위한 확실한 이유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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