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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구례여행] 상위마을 산수유, 숲과 식당, 라플라타

by 마고커 2022. 3. 28.


아나운서 윤영미씨의 '여행하라'에서 섬진강 벚꽃길 소개를 보았다. 하동 십리 벚꽃길이 워낙 유명해서 다 그리로 몰리지만, 섬진강 벚꽃길 산책이 그보다 못하지 않고, 관광객도 적어서 훨씬 오롯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블로그들을 찾아보니 대체로 3월 25일쯤 만개했다는 소식이 있었고, 온난화 때문에 그쯤 가면 되겠다 싶어서 오래전부터 3월 26일 토요일 숙소를 예약해 두고 기다렸다. but, 벚꽃은 아직 신생아처럼 잠자고 있었다 ㅠ. 하지만, 날씨 덕에 만개한 구례 산수유를 실컷 보고 올 수 있었다.

 

금요일 오후에 출발할까 하다가, 어차피 잠만 잘것 같아 새벽에 일어나서 출발하기로 했다. 6시반쯤 출발했는데, 코로나 확산 때문인지 봄맞이 기간인데도 그다지 도로가 붐비지는 않았다. 산수유 축제로 유명한 상위마을에 도착하니 10시반. 지역민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코로나로 축제가 취소되어 조용히 다닐 수 있었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특색 없는 지역 축제는 그만하되, 식당 안내 인프라를 개선해서 실질적으로 지역민을 도울 수 있으면 한다. 축제에 오는 상인들 상당수가 매번 축제를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상위마을

 

정유재란 무렵, 정씨, 홍씨,구씨 세 집안이 이주해 와서 마을을 만들었다고 한다. 여순사건 무렵까지 85호까지 있었다는 것으로 보아, 지금은 그만큼 사시지는 않은 듯하다. 아래쪽 반곡마을이 유명하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지만, 상위마을의 산수유도 더할 나위 없었다. 우리나라 산수유 생산량의 30%가 상위마을에서 나온다고..

 

 

압도적인 노란색 파도다. 상위마을의 산수유는 각시계곡과 대비를 이루어 더 좋다. 날은 흐렸지만, 전날의 많은 비로 계곡은 기세를 더 부렸다. 이런 장관을 보고 있자면, 부모님과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숲과 식당

 

상위마을과 하위마을 사이의 산책로를 따라 왕복하고, 점심 식사를 위해 네이버와 구글 평점이 좋은 '숲과 식당'으로 이동했다. 나한테만 유명했던 것은 아닌지라, 12시 좀 넘어서 도착하니 약 20팀이 웨이팅 ㅠ. 유료라서 포기한 치즈랜드만 안 들렀어도 괜찮았을텐데... 아무튼 1시간 가량 기다려서 주문할 수 있었다. 인터넷에 소개되는 구례 식당들이 대부분 지리산 아래에서 오래 영업하고 있어서, 숲과 식당만큼 쾌적한 곳 찾기가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다. 식당 앞 정원에서 기다리면 되는데, 한시 넘으면 거의 웨이팅이 사라지더라. 배고프지 않다면 한시 넘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몇 개의 서브 메뉴가 있었지만, 메인음식은 다슬기 수제비, 비빔밥, 돈까스 세가지다. 다른 음식들이야 서울에 더 맛있는 집 많을테니, 다슬기 수제비를 먹기로.. 다슬기 특유의 청량(?)한 베이스로 국물이 아주 깔끔했다. 수제비 반죽도 꽤 만족스럽고. 구례에 다시 들른다면, 숲과 식당에서는 또 수제비를 먹을 듯하다. 하지만, 밑반찬을 거의 신경 쓰지 않은 것이 흠. 요리라고 할 것도 없는 오이고추를 제외하고는 김치마저도 식감과 맛에 실패하고만다. 그저, 수제비만 즐기자. 

 

라플라타

 

점심도 먹었고, 날씨도 그다지 좋진 않아서 차 한잔하기로하고 구례의 초대형카페 라플라타를 가기로 했다. 사진을 그지같이 찍어서 특색 없어 보이는데,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다른 대형 카페들이 어줍짢게 식물카페 흉내 내면서 동선도 꼬이고 좌석도 쾌적하지 않은 것에 비해, 좌석 거리도 충분히 넓었고, 편안한 쇼파도 많다. 내부 사진은 없는데, 중세 성에 들어와 있는 뭐 비슷한 느낌이다. 구례 휴게소 부지에 지은 것이라고 하는데, 굴다리로 들어가지 말고 S-Oil 주유소 옆에 주차장 넓으니 그리로 간다. 굴다리 잘못 들어갔다고, 들어오지 말라는 담장 넘어 후문으로 갔고, 차 뺄때도 굴다리에 차가 막혀 애 먹었다. 

 

 

1층, 후문과 이어진 지하 1층(이라고 하지만 섬진강으로 나갈 수 있다), 그리고 2층에 좌석이 있다. 다른 포스팅 보니 루푸탑도 이용 가능한데, 날씨가 꾸리해서 열었어도 안 갔을듯 하다. 빵 종류는 많지 않았고, 베스트(라고 쓰고, 마진왕이라고 읽는) 메뉴인 크로플 세트를 주문. 초대형 카페라 가격도 만만찮다. 아메리카노 6천원을 제외하면 음료는 대부분 7천원 이상. 크로플 양이 많아서 두 명이라면 하나만 주문해도 충분할 듯하다. 바나나 구워준 것도 맛있고, 커피는 쏘쏘. 구례에 간다면, 아마도 카페는 라플라타를 다시 이용할 듯하다.

 

두번째 여행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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