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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부스러기

[엔니오:더마에스트로] 엔니오 모리코네

by 마고커 2023. 7. 17.


 

트럼펫 주자의 아들로 태언난 엔니오는 의사가 되고 싶었으나, 아버지의 명령(?)으로 트럼펫을 연습하고 음악원에 입학한다. 다만, 그렇게 뛰어난 연주자는 아니었고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해서 늘상 피곤해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한 교수가 작곡을 권했고 유명한 작곡가 페트라시에게 작곡을 배운다. 하지만, 전쟁 후 이탈리아는 작곡가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군대에서 트럼펫을 연주하다가 평생의 반려자 아내 마리아를 만난 것은 행운. 그 뒤 RCA에 속해 가수들의 편곡을 담당하다가 루치아노 살체 감독의 영화 파시스트(1961)를 통해 영화음악을 시작한다. 그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유명한 영화 황야의 무법자(1964)를 통해 한번에 알려진다. 황야의 무법자의 음악을 연주한 기타리스트는 아주 잠깐 동안의 휘파람이라는 거짓말에 속았다고 웃는다. 

 

이를 계기로 엔니오는 온갖 서부영화에 초대되면 스파게티 웨스턴이라는 장르를 창조해 낸다. 특히, 세르지오 레오네와는 석양의 무법자,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등 거의 모든 영화를 함께하며 음악도 히트시킨다. 아내 마리아에게 70년까지만 80년까지만 90년까지만 영화음악을 할게라고 했지만, 그는 그 뒤로는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좋은 영화에 떠 오르는 그의 감정들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적인 음악가가 되었지만, 초기에는 정통 음악을 하지 않는다는 자괴감에 빠졌다. 게다가 스승 페트라시가 영화 음악을 '예술을 상업에 팔았다'며 비난하자 더욱 힘들어한다. 그 또한 클래식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작업을 같이 해 나갔다. 영화 '원스어폰어타임 인 아메리카'에서 드디어 그는 클래식 작곡들의 인정을 받는다. 영화 음악을 떠나 아름다운 음악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촬영 내내 그의 음악을 배경으로 깔았고, 예민한 로버트 드니로조차 음악에 맞추어 연기하는 듯 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을 때 눈물 한방울 뚝.

 

 

가장 알려진 그의 음악은 아마도 영화 '미션'의 가브리엘의 오보에일 것이다. 영화 속의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는 아름다운 그의 음악 뒤에 숨어 버린다. 엔니오가 가브리엘의 오보에와 합창, 그리고 원주민의 음악이 합쳐지는 것이 그저 떠올랐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두번째 눈물 뚝. 베네치아에서의 콘서트는 이를 재현한다. 영화에서는 여러 나라에서 온 합창단이 같이 부르는데 찾지를 못하겠네..

 

 

영화음악을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신인감독 쥬세페 토르나르테는 '시네마천국'의 대본을 보내온다. 그 뒤로도 많은 영화 음악을 만들었지만, 그가 아카데미를 수상한 건 2015년 퀜틴 타란티노의 '헤이트풀8'에서나 였다. 

 

그가 정통의 길을 가지 않았고, 아카데미 수상이 늦어졌어도 그의 음악은 모든 작곡가와 영화 감독에게 사랑받았다. 많은 작곡가와 가수, 그리고 영화 감독들이 이 다큐멘터리에서 증언한다. 그에게 새롭지 않은 음악은 시도의 대상이 아니었다. 스타워즈를 담당했던 존 윌리엄스는 신의 존재가 그의 음악을 통해 증명된다고까지 말한다. 

 

오랜만에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의 박수와 흐느낌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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