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이십여년전만 해도 '청량리 정신병원'은 비웃음과 놀림의 상징이었다. 그만큼 정신질환은 신체질환과 다르게 취급받았으며, 이는 곧 사회부적응자를 의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경 정신과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예약이 필수이며, 예약을 했더라도 2~30분은 대기해야할만큼 정신질환은 광범위해졌으며, 사회의 인식도 조금 더 관용적이 된 듯하다. 물론, 엄격히 신체질환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상병코드 F로 약물을 처방받으면 민간보험 가입에 제약을 받는다. 때문에 신경정신과가 아닌 다른 진료과에서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벤조디아핀제 처방이 미국의 3배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테이크 유어 필스, 자낙스의 경고'는 벤조디아핀제의 대표격인 알프람졸람, 즉, 자낙스에 의존했던 사람들의 경험을 들려준다. 스티븐 킹도 한때 모시고 살았다고 하고, 휘트니 휴스턴과 마이클 잭슨의 죽음 직전까지 가까이했던 약이 자낙스였다고 한다. 그만큼 우울증 치료에 강력한 성능을 낸다고 한다. 복용 즉시 효과가 나타나고, 약효의 반감기도 12~15시간에 달한다. 문제는 자낙스에 대한 의존성이다. 자제력을 약화시켜, 공격 본능과 자살 충동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갑자기 약을 중단하면 극단적 선택에 이를 수 있어, 약을 줄이거나 끊을 때도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도록 되어 있다.
'테이크 유어 필스'는 자낙스의 뛰어난 성능과 함께, 금단 증상의 경험을 진술하게 함으로써, 신경 정신 질환 치료에 신중을 기하도록 가이드한다.
내 평점: ★★★★
항우울제(Antidepressant)
항우울제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나같은 일반인이 들어본 약품은 '프로작'과 '자낙스'가 대표적일 듯하다.
최은영 소설 '쇼코의 미소'에서도 '프로작은 좋은 약이야'라는 말이 있을만큼 프로작은 대표적인 항우울제로 각인되어 왔다. 프로작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저해제'로 불안과 행복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호르몬의 재흡수를 방해하도록 한다. 우울증이나 강박증 환자들이 대체로 세로토닌 양이 부족하다라는 것에 기반한 치료약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복용 효과는 2~4주가 지나야 알 수 있고, 체중 증가 혹은 감소, 성기능 장애 등 일반적인 항우울제 부작용과 함께 자낙스만큼 강하진 않지만 금단증상으로 자살충동을 느끼게 한다.
1970년대초, 출시와 함께 자낙스(알프람졸람)는 선풍적 인기를 끌고 10년 뒤 대표적인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자리잡는다. 세로토닌 재흡수를 억제하는 프로작과는 달리, 신경자극을 억제하는 GABA의 발생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진정, 최면, 항경련 효과 등을 볼 수 있다. 효과가 즉각적이어서 다른 항우울제 대비 인기를 얻었다. 금단 시 자살 충동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복용 시에도 섬망, 무기력, 혼미 증상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도 알려져 있어 복용에 주의가 필요한 약품이다. GABA 수용기가 졸음과 진정을 관장하기 때문에, 졸음에 관여하는 알코올(즉, 음주)과 함께 복용하면 죽음에도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0.5mg까지만 처방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2mg까지 처방하고 있어 금단 증상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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