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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부스러기

[애프터 양] 접붙이기

by 마고커 2022. 11. 19.


백인-흑인 부부인 제이크-키라는 중국 아이인 미카를 입양한다. 이미 부부도 주류 사회에 속하지 않지만, 미카가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까 두려워 중국인 생체조직을 가진 안드로이드 양을 미카의 오빠로 구입한다. 부부에게 양은 가족이라고 할 수 없었다. 제이크는 사이보그들과 살고 있는 러스를 대놓고 무시한다. 하지만, 미카에게 양은 둘도 없는 오빠다. 중국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접붙이기'가 변종이 아닌, '더 나은 개체끼리의 조화로운 이식을 통해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제이크는 양과의 차에 관한 대화를 통해 뿌리가 그저 허상임을 알게 된다. 차에 장소와 시간이 담겨 있다는 말을 믿으며 좋은 차를 찾는 사람들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차에 빠진 제이크에게 양은 그 '장소와 시간의 맛'을 찾을 수 있는 지 묻는다. 제이크는 그렇지 못했지만, 지금은 차의 맛이 좋다는 것을 안다고 답한다. 뿌리가 다른 미카가 부부의 삶에 중요한 존재이듯이, 양은 인간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가족이었음을 제이크와 키라 부부는 알게된다. 

 

그리고, 또 알게 된다. 그게 사랑인지도 모르고 가족이라는 개념도 없지만, 양 또한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을.

 

감독 코고나다 또한 한국계 미국인이서인지, 주류 사회에서 벗어나 있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잘 전하고 있다. 그가 애플 시리즈 파친코를 연출한 것처럼.

 

내 평점: ★★★★

 

접붙이기

 

접붙이기의 역사는 만년이 넘었다고 한다. 접붙이기야말로 다양성의 존중이 생존에 필수조건임을 말해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비티스(vitis)속 나무들을 포도나무라고 하지만, 와인에 사용되는 포도나무는 거의 유럽포도나무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 한 종이었다. 미국에서 콩코드 품종(vitis labrusca)이 들어왔는데, 이때 포도뿌리흑벌레도 같이 유입된다. 이 벌레에 내성이 없던 유럽 품종들은 죽어, 와인 생산량이 반토막이 난다. 이에 유럽인들은 콩코드 품종을 대목으로 유럽품종을 접수로 접붙이기하여 위기를 극복해 낸다. 

 

접붙이기는 일종의 치유과정으로 절단된 단면의 체관과 물관이 연결되며 제 기능을 수행하는데, 아직 원리가 규명되지 않고 있다고.. 단, 접수와 대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식물들은 친화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토마토와 담배, 담배와 국화는 친화성을 가지고 있지만, 토마토와 국화는 친화성이 없다. 과학자들은 담배를 사이접수로 하면 이를 이어붙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토마토-담배-국화를 접붙이기 하여 국화에서 토마토를 생산해내기도 했다. 이런 방식이면 조합의 수를 상당히 늘려갈 수 있어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품종의 식물을 얻을 수 있게 된다. 2*2*2.....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10억회가 넘는 접붙이기가 일어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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