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을 기원하는 사찰 - 곤조지
시코쿠 순례길 76번째에 있는 사찰로 고보대사가 탄생하던 해(774년)에 다른 스님(와케도노젠)에 의해 창건된 절이다. 유명 우동집인 나가다 인 카노카가 지근에 있어 한번쯤 들러 보는 절이지 않을까 하는데, 의외로 크고 아름다워서 절 자체로도 방문 가치가 있다.
일본의 불교에서는 깨달음 뿐 아니라, 개인의 안녕에 대한 기복의 의미도 매우 중요하다. 곤조지는 입구의 '오카루텐상'이라고 인근 주민에 불리우는 귀자모신을 모시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아기의 보호와 양육을 맡는 호법신이라고 한다.
우리의 절들이 아미타여래(무량수전)나 석가여래(대웅보전)를 본존으로 모시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곤조지만 해도 병 없이 평안한 삶을 바라는 의미에서 약사여래를 본존으로 부동명왕과 아미타여래를 삼존으로 모시고 있다(부동명왕은 기복과는 큰 관계가 없지만 탱화나 불상에 표현된 이미지가 강해서 액을 물리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모셔진다고 한다).
곤조지는 다른 사찰과 마찬가지로 크게 두 개의 건물로 이루어진다. 들어가자마 있는 조사당은 훌륭한 스님들을 모신 곳으로 지증대사와 홍법대사를 포함 5명의 스님들을 모시고 있는데 시코쿠 88개의 절들 중 가장 많은 수라고 한다. 조사당에서 줄을 당겨 종을 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대체로 신사에서 행하는 것으로 토착 신앙과 결합한 것이 아닐까 한다. 이후 방문한 젠쓰지에서는 볼 수 없었다.
면발 하나면 된다 - 나가다 인 카노카
나가다 인 카노카는 오랜 사누키 우동의 역사에도 불구, 고작 16년 (2002년 개업) 된 신생 우동집으로 주인장은 '다른 특이한 우동 면발 많이 맛보아도 좋지만, 가마아게 우동은 우리 것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호언답게 타베로그에서 일본 우동 순위 2위(1위는 오사카의 라쿠라쿠), 카가와현 순위로는 선두를 지키고 있다. 대게의 인터넷 품평 사이트가 가성비를 중요시하지만 가격을 빼고라도 나가다 인 카노카는 우동 먹으로 카가와에 왔다면 반드시 들러야 한다.
가마아게 우동은 다른 가게에서 쉽게 찾을 없는 것(주문한 사람이 많지 않았거나)으로, 삶은 면수를 그대로 면에 부어서 제공한다. 면발에 탄력이 없다면 따뜻한 국물 때문에 푹 퍼질만도 한데, 이 곳의 면발은 그럴리 없어 보인다. 쯔유는 식지 않도록 큰 호리병에 데워 제공되는데 병의 무게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아 쯔유의 온기를 길게 보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쫄기한 면발과 고품질의 쯔유로 명성이 높은데 반해, 가격은 김밥천국 수준. 작은 것이 250엔 큰 것이 350엔, 아주 큰 것이 500엔 수준이다. 카가와에서 우동을 즐기다 보면 다음 우동이 궁금해 소자를 시키곤 하는데, 나가다 인 카노카에서 작은 것을 주문하는 것만큼 후회되는 것은 없다. (아내의 대자 우동 한 젓가락 가져 오다가 엄청 혼나고 포기 ㅠ) 왠만하면 맛있어하지 않고, 특별히 입이 짧지도 않아서 내가 이 정도 이야기하면 손가락 안에 드는 맛이라고 봐도 좋다.
근처의 곤조지, 3km 거리의 젠쓰지와 묶어 여행(우린 나중에 알았지만)하는 우동 버스 코스가 있다. 어렵게 전철타지 않고 우동버스 날짜를 맞추는 것이 가격이나 시간에서 유리하다. 수, 목은 영업하지 않음.
일본 진언종의 총본산 - 젠쓰지
젠쓰지는 고보대사가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시코쿠 순례길 중 75번째 절이다. 그 의미만큼이나 규모도 굉장해서 서원만 보고도 압도적인 크기에 놀라고, 후에 동원이 별도로 있으며 중심이라는 사실에 더욱 놀란다. 다카마쓰 여행에서 하나의 관광지를 가야한다면 젠쓰지를 선택해야 한다.
807년에 고보대사가 창건한 절로, 고보대사의 탄생 지점을 기려 1200년대에 대사당을 만들고 근처를 서원으로 조성했다. 본당(금당)에서는 곤조지와 마찬가지로 복을 기원하며 약사여래를 본존으로 모시고 있다. 늦은 시각에 도착해 내부를 많이 보지 못한 점이 아쉽다. 2시간 정도는 확보되어야 제대로 볼 수 있다.
더 많은 여행기는 위시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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